제목| 봄을 준비하는 소소한 계절, 소소하지 않았던 경주의 소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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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18-02-26 22:23 작성자|김세훈 조회|1,917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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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한기가 강했던 올해 겨울의 끝자락에
남도의 한곳에서 봄을 일찍 맞이하고자 지도를 펼쳤습니다.

제주도는 여건 상 제외하고, 어린아이가 있는 탓에
내륙에서 아이와 함께 늦겨울을 보낼 곳을 알아보다,
부산을 가려고 계획을 세웠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경주로 오게 되었습니다.

8, 90년대 그흔한 단골 수학여행 코스였던 경주이지만,
유독 특이하게 수학여행마저 설악산으로 가게 되어,
20년만에 가족여행으로 경주를 오게 되었습니다.

익숙한 지명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첫 여행지의,
설레임과 두려움.

하지만,
2박의 짧은일정 기간동안, 아이와 와이프, 세식구가 온전히 경주를 느끼고 싶어,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이 숙소였습니다.

평소에 이곳저곳 여행을 많이 간적도 없고, 경주도 여행으로는 처음이라,
경주를 와서 어디를 가야 하는지, 어디로 갈지도 알지 못 했지만,
한가지 분명하게 다짐한것은, 경주를 가면 온전히 경주다운 곳을 가고자하여,
한옥스테이를 찾았고, 그러던 중 '소소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찾은 경주.

밤늦게 도착하여,
네비가 계속해서 어둑한 동네로 차를 몰아가며, 경주시내의 화려한 야경이 등을 지고, 가로등조차 희미한, 마을이라 단어가 더 어울릴 법한
동네에 차가 멈춰섰습니다.


어두운 밤이 였지만, 경주를 닮은 소박한 뒷산앞에 수줍은듯 멋스러운 개량식 한옥이 자리잡은 모습이 오롯이 보였습니다.
ㄱ자의 집채를 품은 소박한 마당과, 4실의 방들이 나란히 서있었고,
한옥창호를 그대로 살린 유리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옥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툇마루가 한옥에 들어왔노라 반갑게 마주해주었습니다.

미등만 켜놓고 누운 방안에는 한옥만의 멋을 느낄 수 있는 대들보와 서까래의 모습에, 상어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고래 뱃속에 들어왔다고 농을 하며,
행복한 1일차 밤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맞이한 첫아침 9시.
ㄱ자 구조의 시작점인 소소가카페에서 조식을 대접 받았습니다.

말 그래도 대접이라는 표현이 맞을 만한, 아침만찬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흔한 펜션의 그런 형식적인 아침이 아닌, 엄마가 아들딸에게 내어주듯,
집밥을 선물 받았습니다.

그렇게 거하게 먹고, 결국은 경주까지 와서 점심은 따로 먹을 생각도 못하고,
맥도날드에가서 가볍게 떼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온 저녁식사는, 아침식사를 비웃기라도 하듯
어마무시한 음식들이 올라왔습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현지인이 된듯 편안하고 소소한 감정과 함께
경주의 좋은 기억을 담고 간 여행이 된 듯 합니다.

그리 좋지 않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비가 오면 촉촉함을 그대로 받으며,
그렇게 담아가게 해주었습니다.

행복한 마음을 담아가게 해주신,
소소가의 두분과 소소에게도 감사함을 드리며,
다음에 경주에 갈때는,
좀 더 천천히 느리게 경주를 느끼고 가고 싶습니다.
소소가에서 함께...

댓글목록

소소가님의 댓글

소소가 작성일

혹시 이분은 글을 쓰는분은 아닐까..
주신 문자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더랍니다.
그렇게 길다랗게..따뜻한 글을 주시니 물론 엄청 행복했지요.
잠든 아가를 앉고 지친듯 들어오시는 아가엄마에게 방을 안내하고는 남편분에게 소소가 사용 설명을 드려야지 했는데..
저녁식사때가 되어도 안오셔서 가보니..밤 늦게 오신다고
차도 안가져 오셨으면서 아가랑 시내 나가서 식사 하시겠다고.
그래서 부랴부랴 식사를 준비해 드리면서 참 부부가 마음이 넉넉하신분이구나 했습니다.
다음날 표정없이 들어오셔서 식사를 하시고는 너무 잘 드셨다고 감동스럽게 말씀하실때
조용하게 이쁜 아가는 두부부의 분신이더랍니다^^
있는듯 없는듯...그렇게 2박을 묵으시고 가셨는데
사람의 향기는 오래가네요.
언제고 이쁘게 큰 아가모습 한번쯤 보여 주셔요.
감동일듯 합니다.
지금처럼 행복하시구요.